다시쓰는 육아일기

1989년 4월 10일 월요일 맑음

코스모스13 2022. 8. 20. 22:42

아가가 이유식을 매우 잘 먹는다

젖을 종일토록 먹이지 않아서일까 우유도 먹고 요플레도 먹고

그런데 9시쯤 너무 보채기에 젖을 먹였더니 잠이 들었다.

대변도 좋게 보아서 우리아가의 건강은 좋다.

외할머님댁에서 어찌나 재롱을 부렸던지 인기만점이었다.

사랑스런 나의천사.

피곤한가보다.

 

엄마의 사랑을 깊이 느꼈다.

아가 똥싸고 오줌싼 기저귀를 내가 아가랑 깊이 잠든 사이에

빨아널으셨다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이천원을 주시며 송서방 삼겹살

사주라고 하셨다.

돈도 없으실텐데..

친정에 왔는데 맛있는것 해주지 못했다고 내내 서운해 하시더니..

 

 

***(지금생각)

이천원..ㅎ

그때 이천원이 삼겹살 살수 있을 정도였나?

친정에 잠시 다녀왔나...

차도 없이 어찌 다녀왔을까

 

아기업고

기저귀가방 들고

지금은 내 차로 가면 

쓩 잘 다녀오련만~~

 

엄마 보구싶다!~~

살아계셨으면 

지금 97세 되셨겠네

엄마는 양반집 규수로

외삼촌 한분이신데 10살 차이가 나고

고명따님이셨단다

그 옛날에 일제치하에서 

학교도 다니셨다고

단발령 때문에

단발 하시고

외삼촌께서 자전거로 태워 다니셨다는..

일본말도 잘 하셨던 우리 이쁜엄마

고생도 한번 하지 않고 귀하게 자라셨는데

종가집 막내며느리로 시집오셔서

6남매 낳아  기르시느라 고생좀 하셨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