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쓰는 육아일기

1989년 4월 23일 일요일 흐림 오후 1:10

코스모스13 2022. 8. 20. 23:17

그이는 야유회를 떠났다.

면허증을 두고갔기 때문에 불안하다.

설마 별일이야 없겟지.

어제 그는 몹시도 지치고 괴로와 보였다.

월급이 이번달에도 그대로인 것이다.

지난달에도 주임으로 승진했는데 그대로였으므로 낙심천만이더니

이번달에는 정기승급도 포함돼 있어서 오만원정도는

오르리라고 기대했었다.

그이도 나도..

몸살났는지 약을 지어먹고 땀을 어찌나 흘리던지

안스럽다

 

12시퇴근 했으므로

매일 밤잠도 제대로 자지못하고

아침이면 일어나기 힘들어 했는데

일할 의욕을 잃었다고 했다

맥이 쭉 빠지는듯했다

 

그런데 나도 그의 기분을 맞추어 주지 못했다.

늦게 들어와서

야유회 가는 준비물들을 모두

해야한다며 시장을 봐 왔다

 

피곤이 겹쳐서

배속의 아기도 있으므로 힘드는데다

아가도 우는데...

아직 철부지다.

아내를 아낄줄 모르는것일까?

우리의 사랑이 식은 것일까?

나에게 따스하게 대하지 않는다.

그가 피곤해서겠지

라고 체념도 해보았으나 속상한다.

더우기 월급봉투에서 만원이 모자란다.

어떻게 된일일까?

봉투를 확인하지 않았나보다.

 

***(지금생각)

정말 답답하다

어찌 살았나..

저렇게 철부지하고

매일 술먹고 늦게 들어오니 힘들수밖에

집에서 아가보고 배속에 아기까지 있는 아내는

안중에도 없는듯한 저 철없는 남편..

그냥 귓사대기를 한대 때려주고 싶다

정말 많이도 참고 살았네..

대박!!!~~

 

어린새댁의 고뇌가 상상이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