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실습 어제 끝났다
사람이 산다는게 뭘까???
와상으로 누워계신 어르신들..
인간의 존엄성을 모르는건 아니지만~~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목숨만 연명하는 느낌을 받았다
몇분의 모습 화상하면서 잠시 적어본다
(1층) 맨 안쪽~와상
하루종일 주무시면서 식사때만 일어나셔서 끼니만 챙겨드시면 곧바로 주무시러 침대로 직행..
물론 소 . 대변 다 받아내야 하는건 당연한일..
깨어계신 시간은 정말 별로 없으신 남자 어르신..
식사도 혼자서 하실수 있는 능력은 되셔서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하나~~
우리는 그분을 잠자는 왕자님이라고 별명지어드렸다
우리가 놀이방에서 노래도 불러 드리고 아무리 시끄럽게 해도 깨시지 않으신다
정말 완전 잠꾸러기시다
2층 어르신들
(2층) 창가..와상
그리고 또 ...
어떤 여자 어르신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님..
하루종일 잠만 주무시고..
그 어르신은 손도 불편하셔서
식사도 먹여드려야 하는데 식사하시면서도 계속 끙끙거리신다
어딘가 안좋으신거 같지만 그래도 식사는 다 하신다
물론 소. 대변 다 받아내야하고..
수시로 체위변경도 해드려야 한다
욕창의 위험이 있으신 분이시다
눈 떠 계신 시간은 하루에 한시간은 되시려나....
(2층 )안쪽..와상
정말 딱하신 어르신 한분..
허리위는 모두 정상이시다
그분은 라디오도 들으신다
가끔 우리에게 오늘이 몇월 며칠 무순요일이냐고 물으신다
제일 마음아픈 어른이시다
기저기 갈아드릴때마다 변을 보시는분..
그런데 본인이 변보신것도 못 느끼신다
다리가 완전 젖가락..
그리고 발은 꼬부랑꼬부랑..
발가락도 제 멋대로..
파킨슨에 골다공증까지...
발톱도 기형처럼 ...
식사는 본인이 다 잘 드시고
말씀도 잘 하시고 완전 정상이신데...얼마나 갑갑하실까..
한방에 네분이 쓰시는데 혼자만 정상이시니....젤 마음아팠던 할머니
(2층) 안면마비...와상.
내가 제일 죄송했던 어르신..
혼자서는 완전 아무것도 하실수 없으신 어르신
먹여드리는것도 한쪽으로 질질 흘리시고..
가끔 숨막힐정도로 사례가 들리시고
먹여드리는것이 엄청시리 곤혹스러우신 어르신..
난 그분 먹여드리다가 구역질이 나서 세번정도 밖으로 뛰쳐나갔었다
그런데 그분이 듣는건 정상이시라니.............
너무 죄송스러웠다
아무말도 못하시는줄 알았는데 듣는것도 정상이시고 가끔 말씀도 하시는분이셨다
그런데 파킨슨병으로 온몸이 비틀어지고
엉덩이도 고관절 다치셔서 완전 비뚤어지시고
얼마전엔 골다공증 심하셔서 다리도 부러지셔서 수술까지 하셨다
옆으로 누워계신게 편하신 분이시란다
정말정말.....그러고도 살아가야 할까 의문스러웠던 분이시다
그런데 식사는 얼마나 잘 하시는지..
왕성한 식욕은 살아가고자 하시는 욕구가 그만큼 크시다는 증거리라..
난 난............절대로 ........건강하게 살다가야지 하는 마음 강하게 들었던..그분..
하지만 그분이 이쁠때가 있다
기저기 케어할때보면 힘들긴 하지만 잘 드시는만큼 변을 이뿌게 보신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일....
그분 식사당번은 언제나 착한 선희였다
너무 착한 선희....가는날부터 오는날까지 그분 식사당번을 했다...
난 어제 그분께 얼마나 죄송스러웠던지...눈도 잘 마주치지 못하고 왔다
(2층) 마스코트 어르신 ~와상
홍사남 어르신..ㅎㅎ
우체국장 사모님으로 공세리를 주름잡으셨다던 어르신..
사람을 많이 부리고 사셨다고 하였다
얼굴 딱 뵈면 포스가 장난 아니다
문 열면 처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할머니시다
하지만 하반신을 못 쓰시고 치매도 있으시다
식사는 본인이 하시지만 반찬은 얹어 달라시며 가끔 밥도 먹여달라시는 할머니..
기저기 케어할때 엄살이 얼마나 심하신지
"나 오줌안쌋써!~"
"어지러워!~"
하시며서 몸을 못 만지게 하시기도 하시고
손으로 꼬집고 기저기 갈아끼울때 애 먹이신다
발은 꼬여서 기저귀 갈아드리기도 힘들고 하체도 얼마나 튼튼하신지 기저귀 케어할때마다 힘든 어른이시다
둘이서 함께 합동으로 할때가 많다
그런데 그 할머니 뵐때마다 안스럽다
호통 치시는 모습이 우리는 귀엽다고 웃는다
하지만 그분은
"왜 웃어!~"
할머니가 이뻐서요...
"내가 뭐 이뻐..다 늙어빠진게"
대화하다보면 꼭 정상인처럼 말씀하신다
매일 그분과 대화하면서 우리들은 많이 웃었다
말씀도 잘하시고 우리를 자주 혼내시는데 그게 우리가 웃을일은 아닌데 많이 웃었다
젊으실때 많이 이쁘셨을거 같은 그분
지금은 90세정도 시라는데..아직도 기세가 등등하시다
무슨 기념일만 되면 복도에 사람들이 가득하단다
하지만 그게 다 무슨소용일까!~~??
지금 현재는 그 침대와
허름한 옷과
하체를 다 덥지도 못하는 요상스런 변형 바지(기저귀 케어하기 좋게 옷을 다 갈라서 놓았다)
식사라곤 잘게 썬 김치와 계란 시금치..(끼니마다 딱 반찬 세가지와 국...그게 전부다)
그것도 입맛 없으셔셔 남기기 일쑤다
간식으로는 요플레도 가끔 나오고 딸기 몇조각 바나나 몇조각..
그게 하루 식사 전부...
옛날의 영화는 다 어디가고
낡은 남루한 옷....소변 대변 찔끔 찔끔 묻어있는 침대...
하루종일 천장만 바라봐야 하는 신세..
요양보호사는 식사때와 간식 그리고 기저귀 케어할때 잠깐씩 얼굴 보여주는게 전부다
그리고 한방에 사는 할머니들끼리 대화도 안되고...
하루종일 혼자서 꿍시렁 대시는게 일상이시니...
에구구.................
인생무상이다...
건강할때 건강 잘 지켜야지...
(2층) 울엄니 닮으신 어르신..정상
그리고....
우리보다 하루 뒷날 오신 어르신..(91세)
완전 정상이신 할머니다
우리가 한창 청소할때 놀이방에서 휠체어 타시고 계셨었다
그러다 오후에 방정리 다 되었을때 2층으로 가셨다
그분은 아들도 딸도 사위도 목사님이시란다
조용하신 성품이신데 우리엄마 생각 많이 나게 하셨다
지금 울엄마 살아계시면 90이실텐데~~
혼자서 식사도 잘 하시고
화장실도 보행기 짚으면서 잘 가시고
무슨일이든 다 잘 하셔서 등급이 안 나왔단다
그런데도 이 요양시설에 오신 이유는 모실수 있는 자식이 없다는것이다
6남매를 두셨는데
큰 아드님은 의사신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고
큰따님은 목사님이신데 기도원을 운영하신다고 하셨고
둘째 따님은 지금까지 2년정도 함께 사셨는데 둘째따님이 72세인데 넘어지셔서 엉덩이 꼬리뼈를 다치셔서
치료중이란다
그리고 셋째따님과는 10년정도 함께 사셨다고 하셨다
또 넷째 다섯째 여섯쩨..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느나 모실수 있는 형편이 안된단다
여섯째는 아들인데 목사님이시고 영국에서 사신다고 하셨다
할머님 말씀으로는 아드님 따님들이 다 효녀 자라고 하셨다
할아버지는 30년 전에 돌아가셨단다
할머님을 홀로 두시기엔 좀 불안하기는 하다
거동도 조금 불편하시고 식사도 챙겨드리고 해야 하는데 하루종일 보살펴 드려야만 되는 상황
그런데 등급이 안 나오니까 궁여지책으로 잠시 그곳으로 오셨다는데....할머님은 둘째따님이 건강해지시면 다시 그 집으로 가실줄 알고 계신다
자식이 육남매나 되는데 모실 자식이 없으니.....
내가 필요하신게 없으시냐고 물어보니 찬송가를 듣고 싶으시다고 하셨다
그래서 찬송가 시디를 틀어드렸다
조용히 누워서 찬송가 들으시는 모습....우리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찬송가책도 있으시고 성경책도 있으셨다
난 할머님과 함께 우리엄마가 즐겨부르시던 찬송가를 불렀다
그런데 그 찬송가 부르면서 엄마생각이 눈시울이 붉어졌다
우리엄마 찬송가 함께 부르면 많이 좋아하셨었는데...
점잔으신 할머님은 나에게
"엄마생각 나요?" 하셨다
항상 존댓말을 하셨다
난 할머님 손을 잡아 드렸다
좀 차갑지만 잠시뒤 따스한 체온이 느껴졌다
할머니는 그때마다 나에게 "고마워요!~" 하셨다
화장실 가실때 잠시 봐드려도 꼭 인사를 잊지 않으셨다
어제 마지막으로 인사드리고 나오는데...또 눈물이 났다
그 할머님이 꼭 다시 따님댁으로 가셨으면 좋겠다고 기도드렸다
그 할머님은 화장실에서 미끄러지셔서 갈비 6번째가 금이 가셔서 복대를 하시고 계셨다
그 할머님은 항상 조용히 누워서 찬송가를 들으셨다
어제 마지막이라 인사드리니 많이 섭섭해 하셨다
그동안 고마웠다는 인사도 잊지 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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