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이들

아들의 오리잡기~~

코스모스13 2012. 1. 29. 20:34

 

 

 

어제...

토요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는길...

큰딸아이에게서 다급한 카톡이 여러개 와 있었다

뭔일인가 계속 훝어보니 ..

아들이 거실에 오리를 잡고 있다는..

그래서 이불도 커텐까지도 온통 튀어서 난리도 아니라는...

 

녀석이

손을 다쳐서 십오일여동안이나 갑갑하게 집에서 뒹굴뒹굴 했었다

그런데 그저께 손의 실밥을 풀고 신나게 들어와서 친구들은 만나러 나갔었다

군대갈날 얼마  안남았다고 친구들이 모였다고 하였었다.

그리고 새벽에 들어와 자는걸 보고 산행에 갔었는데..

 

일어나면서 속이 뒤틀렸었나부다

큰딸아이가 주방에서 아점을 먹고 있는데 그런일이 일어났다는..

그래서 밥을 먹다말고 걍 접고

동생의 토한 오물들을 치우느라 엄청시리 고생했다는 카톡이었다

정말!!~~

얼마나 치우기 싫은 오물들인데..

그 내용물은 김치부칭개였다고 하였는데 온통 바닥에 김치전 반죽을 쏟아놓은것 같았다고 하였다

 

그후에도 아들은 화장실에서 몇번이나 더 오리를 잡고

쓰러지듯 다시 누워서 꼼짝도 못하는데 급히 외출할 일이 있어서 나가는 길이니 엄마가 어떻게 해주라는 글이었다

 

난 마침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기에

급하게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숨넘어가는 목소리로 사과가 먹고싶다는..

아마도 상큼한 과일이 먹고싶었을것이다

 

마침 영숙언니가

위장을 달래는데 좋다면서 매실차를 주셨다

그래서 매칠차와 과일 여러가지를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니

녀석이 사색이 되어서 머리를 떨구고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바람을 쐬고 있었다

 

사건 전말은

녀석이 친그를 만나서 그냥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세녀석이 모여 맹숭맹숭 있기 뭐하여 술집에 갔었단다

손때문에 그냥 가볍게 마신다는것이

소주도 한 두어잔

맥주도

그리고 마지막엔 동동주와 김치전으로...

 

세상에 세가지 술을 섞어서 먹었으니 온전할리가 없었겠지

게다가 녀석은 술을 통 마시지도 않았었는데..

먹을때는 술술 잘 도 넘어갔겠지.

 

일단 매실차을 한모금 주었다

넘기기 무섭게 다시 토를 하려거 꿀꺽거린다

그리고 잠시후 사과를 깎아 주었다

한쪽 집어 먹었다

그리고 다시 안정을 취한뒤 물 한컵을 시원하게 넘겨본다

조금 속이 좋지는 않아도 이제 진정이 된듯..

 

결국 매실 한모금 마신것이 위장에 도움을 준듯..

그래서 매실 한잔을 더 주었다

다시 녀석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숨 푹 잤다

 

난 녀석이 좋아라 하는 감자탕을 해주려고 사다놓은 것을 준비하였다

처음엔 그 녀석이 못 먹을 거 같다면서 코를 쥐더니

두어시간 정도 지나서 감자탕이 다 익어갈즈음 맛있는 냄새가 난다며 코를 실룩거렸다

녀석은 얼마나 오리를 잡았던지 얼굴이 핼쓱해졌다

몸무게도 삼킬로그램이나 빠진거 같다고..

 

그리고 이른 저녁을 먹더니

또 초저녁부터 잠이 들었다

그런데 새벽에 잠시 일어나 보니 감자탕을 한그릇 또 뚝딱 먹어 치웠다

 

오늘 시댁 산소 이장문제로 아버님과 옆지기와 시골에 가려고 아침 일찍 아침상을 차렸는데

녀석이 또 배고프다며 아침부터 감타탕을  냉면그릇으로 하나 가득 먹는것이 아닌가!!`

정말!!~

 

"엄마!~

역시 엄마의 감자탕이 최고야!!~ "

를 연발하면서..

많이 허기가 졌었던듯..

 

녀석이 다시는 술을 먹지 않겠다고 하였는데..

글쎄....

그 생각이 과연 얼마나 갈까~~

 

아들의 오리잡기는 온가족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아버님과 울 옆지기와 큰딸아이와 둘째딸아이..

모두 얼마나 웃었는지..

모두다 한마디씩 거들었다

한우물만 파야한다는둥~~~

 

그 모습을 상상하면....정말...

ㅎㅎㅎㅎㅎ

웃을일은 아닌데

지나고 보니 웃음이 나오는건 왜일까?

 

울 아들..

어제 오리를 거하게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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