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퇴근시간엔 좀 춥다는 느낌마져 든다
바람까지 불어대니 온통 웅크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딸아이들이 중간고사가 끝났다고 신나게 티비를 보고 있다
그동안 못 보았던 뮤직뱅크 재방송을 벌써 두시간째 보면서 저러고들 있다
가수들의 춤사위를 보고 로보트 같다느니
얼굴이 수술티가 너무 난다느니
어떤아이가 메인인데 정말 예쁘다느니..
몸매가 죽인다느니....
~~~~~~~
암튼 여자아이들이란...ㅎㅎㅎ
재잘재잘...
한살터울인 녀석들은 친구처럼 참 재밌게 논다.
아무것도 아닌일로 깔깔깔..ㅎㅎㅎ
그녀석들이 웃는소리에 궁금하여 티비화면을 보러 후딱 나가보면..
피~~~
싱거운 녀석들..
내가 보기엔 유치찬란해 보이는 내용일색인데...
나의 감성이 그만큼 메말랐나??
아들은 다음주까지 시험이라면서 이번주엔 얼굴을 못 보여주겠다고....
녀석이 공부에 대한 열정이 아직 식지않은것 같아 한편으론 대견하기도 하지만
이번한주 못본다 생각하니 녀석이 더 보고싶네~~
아버님은 비가 내린후라 관절염이 몸살을 내나보다
절룩절룩....
꼭 다리 다친사람처럼 뒤뚱거리며 걸어다니신다
딸아이들이
"할부지는 엄마가 오시면 더 아프시다고 하신다!~ 그리고 다리도 저렇게 걷지 않으셨다고~~"
하면서 웃는다
날 보면 더 그러시고 싶은가보다
난 모르는체
"아버님 다리 많이 아프세요?"
하고 말씀드리면
기다리셨다는듯이
"날씨가 이래서 그런지 꼼짝도 못하겠다!~"
그러신다..
누군가에게 본인의 아픈곳을 말씀하시고픈 아버님의 마음~~
홀로 얼마나 외로우실까....
울랑이는 오늘도 일이 바빠서 계란타임이라며 문자가 왔다
저녁은 거래처에서 하고 집에 와서는 삶은 계란 두어개 먹으면서 한잔 하겠다는 뜻...
난 모처럼 저녁식사후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딸아이들 시험 끝난 덕분에~~
회사에서 오후 세시쯤
졸음이 와서 잠시 잠을 쫓으려
비에 홈빡 젖은 벚꽃들을 바라다 보다가
갑자기 진사의 끼가 발동하여
창문에 빗방울이 꼭 지붕에 떨어진 빗물처럼 찍혔다
퇴근시간에
화단위의 진달래 한송이
비를 맞아 꽃잎이 축 쳐졌다
다른 아이들은 꽃봉오리만 맺혔는데
바위틈새에 숨어서
활짝 피어난 이 꽃
바람이 불지않는곳에 숨어 있으니
따스하여 먼저 활짝 피었나보다
같은 나무 줄기에서도 이렇게 다르다니..
내일 토요산악회 산행를 참석해야 하나?
비가 오지 않는다고는 했는데..
울랑이테 넘 미안하여..
좀 망설여진다
어찌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