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아버님의 고백~~

코스모스13 2011. 9. 10. 23:44

 

 

 

 

내방에서 티비에 열중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버님이 부르신다

주무셨었는데....

 

시장하셔서 저녁을 드시려는줄 알고 밥상을 차리려고 국을 데우려고 가스렌지에 불을  켜고

아버님방에 들어갔다

그런데 밥은 안드시겠다면서 날보고 와서 옆에 앉으라신다

아직도 술이 덜 깨셨다

꿀물을 타놓은걸 가져다 드렸더니 한모금 하시더니 그냥 와서 옆에 앉으라신다

난 자꾸만 저녁을 드시라 하고..

결국 아버님 고집에 난 가스렌지 불을 끄고 아버님 옆에 앉았다

 

"내가 너한테 긴히 할말이 있어 불렀다!~~

가족들이 다 날 미워라 하는거 같아

나 살고싶은 마음이 없어

그런데 어떻게 하겠니

몇살까지 살지는 모르겠지만 ~~

난 표현하는 방법이 그런거 뿐이고

난 49세에 혼자 되서 누구한테 말 할 사람도 없고 너밖에 없단다

니가 좀 서운한게 있더라도 이해좀 해줘라

난 모든 생각이 너희들한테만 있단다

조상님 모시는것도 니가 제일이고

나랑 함께 사는것도 너희들이고 난...언제나 너희들 생각 뿐이라!~

쓰레기도 버려주고 싶고

보리차도 끓여주고 싶고..

청소기도 밀어주고 싶고.......

집안일 다 내가 하고싶어서 하는거다

난 니가 젤  편코 만만하다.

내가 기분이 안좋아 보여도 니가 이해해라

몸이 좀 아파서 그런것이니...."

~~~~~~~~~~~~~

 

하신말씀 또 하시고 또또....~~~.....

재방송은 여전하시다

술이 좀 취하셔서 그런가 좀더 심하시다

그러나 말씀하시는 요점은 하나셨다

 

난 너희들과 함께 살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 살아갈 것이니 니가 날 좀 잘 봐달라시는....

 

아마도 며칠전에 아버님과 좀 언성을 높인것이 마음에 걸리셨었나보다

난 계속 아버님 말씀을 들어드렸다

어디다 하소연하실데가 없으셨나보다

 

그리고 난 아버님께 말씀드렸다

"아버님은 동서가 와서 용돈도 드리고 하면 이뻐하시잔아요!~"

"아니다 아니여!~

그건 아무것도 아닌것이여

난 너밖에 의지할곳이 없다!~"

"그리고 삐지지좀 마세요!~"

"나 안 삐진다 안삐져!!~"

하하하하....

아버님...완전 나한테 순한양이 되셨당!!!~~

 

 

그런데~~~

마음이 ...

가슴속 깊이 웬지 모를 슬픔이 일었다

아버님의 인생...

정말 얼마나 외로우실까?

지금 칠십칠세이시니 홀로 28년이나 살아오신것이다

 

내가 결혼하고 4년째 되던해부터 아버님과 함께 살아왔으니

벌써 20년째 아버님과 함께 살아온 것이다

울 아들 태어나면서부터....

그런데 처음에 아버님과 살게 되었을때의 그 서슬퍼렇던 기상은 하나도 온데간데 없고

이제는 이빨빠진 호랑이처럼 힘이 하나도 없으시다

세월의 흐름은 어찌할 수 없나보다

 

 

잘해드려야지

20년의 세월..

내 청춘 다 흘러갔다

아버님과 함께....

 

 

 

 

 

 

 

아버님!~

우리 웃으며 살자구요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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