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 목욕탕에서의 일이다
노곤노곤한 몸으로 싸우나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
발디딜 틈이 없다는말은 이런걸 두고 하는말같다
어린아이들 조롱조롱 달고 ...나이많으신 어머님들도..관광오신분들도..
모두 이곳으로 모인듯하다
관광호텔 사우나라서 늘 붐비지만 어제는 더욱더 사람들이 많았었다.
시간이 오후 4시쯤이니 그럴법도 하다
집안 바쁜일 모두 끝내놓고 사우나에 몸 담가서 피로를 풀러 왔겠지~~
김장 끝내고 오신분들도 있겠고 나처럼 산행끝내고 온 사람들도....
암튼 난 노련하게 자리를 잘 잡았다
막 끝내려는분을 용케도 잘 짚었다
회심의 미소를 짖고 막 앉으려는데....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님이 홀로 엉거주춤 천천이 걸어오신다
난 어렵사리 잡은 자리라서 틈을 조금 내어드리고 나도 삐집고 들어앉았다
그런데 그 할머님은 덩치도 많이 크셨고 샴프도 이태리 타올도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으시고 목욕탕에서 내어주는 수건만 달랑두장....
바로 옆에서 목욕하던 젋은 아낙네가
"할머니 아무것도 안 가지고 혼자 오셨어요?" 묻는다
할머니는 힘없이 입을 자꾸만 오물거리시더니
" 응!~" 한마디분...
그 젊은 아낙은 마음이 아팠나보다
자신의 타올로 비누를 묻히더니 할머님의 온 몸을 싹싹 문질러 드렸다
할머님은 많이 고마워 하시면서 난 댁의 몸을 밀어줄 수 없는데....하셨다
젊은 아낙은 "저는 일행이 있어요 할머니 목욕 잘 하시고 조심해서 가세요!~"
하더니 할머님 몸을 비누로 닦아드리더니 일행과 함께 총총 사라져갔다
난 그 모든걸 지켜보면서 탕속에 몸을 담갔다가 할머니 옆으로 갔다
마침 나에게 딸들이랑 함께 올때 썼던 타올이 두개나 더 있었기에 한개를 할머님께 건네드렸다
"이걸 쓰세요!~"
할머니는 얼굴에 미소를 지으시며
"고마워요" 하셨다
잘 들리지 않는 무슨 말씀을 더 하셨는데 잘 안들렸다
그리고 난 나에게 있던 일회용 샴프도 건데드렸다
울 엄마 생각이 나서 밀어드리고 싶었지만 나도 산행한 후라서 몸이 좀 피곤하였다
할머님은 내가 드린 타올로 영심히 때를 미시고 머리도 내가 드린 일회용 샴프로 감으셨다
내 마음은 평화로와졌다
그래도 할머님께 무언가 해드렸다는 마음에..
아마도 젊은 아낙의 그 꾸밈없는 행동이 나를 더 부추겼는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인정은 남아있다는게 즐거웠다
지금도 경상도 사투리를 스며 시원스레 할머님 몸을 거침없이 닦아드리던 그 아낙의 목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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