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쓰는 육아일기

1988년 4월12일 화요일 맑은날 (오후 5:13)

코스모스13 2010. 8. 20. 13:06

아가야!~

아빠가 요즘에 아프단다.

감기기운이 떨어지질 않고 어제밤엔 식은땀을 흘리며 기운이 없어보였어.

회사에서 무슨일이 있는것일까?

아무일도 없다고는 하지만 어제 아빠의 모습이 심상치가 않았었어.

오늘은 회사에서 힘이 많이 들면 일찍 들어오시라고 했지만 더 아프지는 않은지..

아직 전화연락도 없고 궁굼하단다

 

아가야!~

아빠가 빨리 낳게 되기를 우리함께 기도드리자.

아빠의 부처님께~~

 

아침부터 부슬비가 부슬부슬 내리더니 이내 맑아졌어

그러나 엄마는 하루종일토록 밖에는 한번도 나가보지 못했단다.

12시까지 잠을 자고 그냥 집에서만 뒹굴었단다

왠지 엄마도 피곤하고 기운이 없단다.

엄마는 돌아다니는게 취미인데 집에만 있으려니 통 재미가 없단다

오늘 외할머님께서 너와 엄마 아빠가 잘 있는지 궁금하시다고 전화가 왔었단다.

자주 돌아다니던 엄마가 꼼짝않고 집에만 있으니 많이 궁금하셨던 모양이지?

오늘은 밖에 나가고픈 생각이 별로 나지 않는구나

그냥 우울하고 쓸쓸해

너마저 없었다면 엄마는 울어버렸을지도 몰라

 

오늘은 무슨 반찬을 할까?

아빠가 좋아하시는 된장찌개를 해야지

시장에 나가도 별로 맛있는 반찬거리가 없단다

아빠가 어서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맛있게 밥을 지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