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완영 시조시인 / 봄 동시조 5편
봄
'봄'이란 예쁜 글자를
써놓고 바라보세요
지금 막 부풀어 오른
꽃망울 같잖아요.
손가락
꼭 눌러보세요
말랑말랑 하잖아요.
'봄'이란 환한 글자를
붙여놓고 바라보세요
깃 고운 까치 한 마리
날아올 것 같잖아요
강물빛
하늘 한자락
흘러들 것 같잖아요.
3월
육교에만 올라서도 하늘빛은 흔들리고
가로수만 기대서도 꽃구름은 흔들린다.
놀이터 그네줄 잡으면 온 마을이 흔들려.
자동차 가는 소리에 아지랑이 흔들리고
목련꽃 피는 소리에 골목길이 흔들린다.
좋은 봄 온다는 소식에 까치집도 흔들려.
봄 오는 소리
저의 집 장독대 뒤에
숨어 있는 순이처럼
수양버들 가지 끝에
고목나무 까치집에
아무리 숨어 있어도
숨소리는 들려와요.
거북이 늙은 등처럼
넋을 쓰고 누웠지만
땅바닥만 발꿈치로
공공공 굴려봐도
오는 봄 숨결소리가
거기서도 들려와요.
엄마 목소리
보리밭 건너오는 봄바람이 더 환하냐
징검다리 건너오는 시냇물이 더 환하냐
아니다 엄마 목소리 목소리가 더 환하다.
혼자 핀 살구나무 꽃그늘이 더 환하냐
눈감고도 찾아드는 골목길이 더 환하냐
아니다 엄마 목소리 그 목소리 더 환하다.
복사꽃
두멧골 외딴집에
복사꽃 혼자 핀다.
사립문 열어 놓고
물소리도 열어 놓고
사람은 집 다 비운 채
복사꽃만 혼자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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