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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영 시조시인 / 봄 동시 5편

코스모스13 2013. 2. 21. 22:19

정완영 시조시인 / 봄 동시조 5편

 

 



'봄'이란 예쁜 글자를

써놓고 바라보세요

지금 막 부풀어 오른

꽃망울 같잖아요.

손가락

꼭 눌러보세요

말랑말랑 하잖아요.


'봄'이란 환한 글자를

붙여놓고 바라보세요

깃 고운 까치 한 마리

날아올 것 같잖아요

강물빛

하늘 한자락

흘러들 것 같잖아요.

  

 

3월 


육교에만 올라서도 하늘빛은 흔들리고

가로수만 기대서도 꽃구름은 흔들린다.

놀이터 그네줄 잡으면 온 마을이 흔들려.


자동차 가는 소리에 아지랑이 흔들리고

목련꽃 피는 소리에 골목길이 흔들린다.

좋은 봄 온다는 소식에 까치집도 흔들려.

 

 


봄 오는 소리


저의 집 장독대 뒤에

숨어 있는 순이처럼


수양버들 가지 끝에

고목나무 까치집에


아무리 숨어 있어도

숨소리는 들려와요.


거북이 늙은 등처럼

넋을 쓰고 누웠지만


땅바닥만 발꿈치로

공공공 굴려봐도


오는 봄 숨결소리가

거기서도 들려와요.

 

 

 

 

엄마 목소리

                                                 

보리밭 건너오는 봄바람이 더 환하냐

징검다리 건너오는 시냇물이 더 환하냐

아니다 엄마 목소리 목소리가 더 환하다.


혼자 핀 살구나무 꽃그늘이 더 환하냐

눈감고도 찾아드는 골목길이 더 환하냐

아니다 엄마 목소리 그 목소리 더 환하다.

 

 

복사꽃


두멧골 외딴집에

복사꽃 혼자 핀다.


사립문 열어 놓고

물소리도 열어 놓고


사람은 집 다 비운 채

복사꽃만 혼자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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