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이 날 기다린다는 문자가 두어번 왔다
항상 일상적인 멘트
"엄마 언제 왕!?"
가 아니고
"오늘은 비가 오니 조심해서 오세요.."
하면서 하지않던 존댓말까지..ㅎㅎ
그리고 항상 저 먹고싶은 과자며 음료수 아이스크림을 문자메시지로 보내오는데 오늘은 그 문자도 없다
아침에 그러고 나가서 좀 마음이 안 좋았었는데..
거실에 들어서자 이불을 살짝 뒤집어쓴채 '2012"라는 대재앙에 얽힌 영화를 보고 있었다.
오늘 오후 수업이 공강이라 일찍 집으로 간다는 문자는 이미 와 있었지만 이렇게 집에 일찍와 있으리라곤 생각 못했다
학교에서 곧장 집으로 달려왔다고 했다
영화를 심각하게 보면서
"혹시 정말 우리 지구가 저렇게 되는거 아냐?"
하면서 걱정스레 영화를 본다
얼마전에 일본의 대 지진도 있었고~~
마음이 심란한가보다.
잠시 보던 영화를 중지시키고 저녁 차리는걸 도와준다
티비는 할아버지 좋아하시는 6시 내고향을 틀어드리고..
저녁을 먹으면서도 다른날과 다르게 반찬투정도 하지 않는다
저녁상을 물리고 거실이 좀 훤한듯하여 생각해보니 어젯밤에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온다고 해서 빨래를 거실에 널어놓고 갔던 기억이 났다
그런데 널려 있던 빨래가 다 개켜서 가지런이 있다
...혹시 아버님이??..
딸아이에게 물어보았다
딸아이가
"쑥수러운듯 자기가 했다고 고백한다"
시키지 않으면 하지 않는 녀석이 ...좀 철이 들어가나??
사실 다 큰 딸아이가 빨래좀 개켜서 엄마 일을 도와준다고 이렇게 감동(?)하는게 이상하지만
그 녀석은 큰아이와는 좀 다르다
본인이 내켜서 하는일 아니면 잘 하지 않는 녀석이다
신기한 일이다
세월이 지나면 다 철이 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