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저녁이었다.
남편은 물론 두딸과 아들까지 모두 모인 저녁식사시간
맛난 닭도리탕을 준비해놓고 아버님을 기다린다
시간은 저녁 6시 30분.
아버님은 원래 외출하시면 5시이전에 들어오신다
만약 조금 늦는날이면 한잔 하신거다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화를 걸어보니 약간 목소리가 풀어지신듯한 힘없으신 목소리..
"지금 어디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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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이야!~"
그런데 20여분이 흘러도 들어오시지를 않는다
다시 전화를 걸어보니
관리실옆 팔각정 의자에 앉아 계시단다~
좀 쉬시다 들어오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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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7시가 다 되어서야 천천이 올아오셨다
몸이 천근만근이신듯..
방으로 들어가신 아버님은 나오실 생각도 않으시고..
남편의 얼굴은 굳어있었다
"아버지 술 많이 드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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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조금..나 좀 쉬었다 저녁 먹을란다!~"
다시 한참뒤에 식사하시러 나오신 아버님 일단 손주에게
"현준이 별일없냐!~"
그리고 묵묵히 식사하신다
남편은 가만이 있더니
"아버지 제가 술 조금만 드시라고 했지 예 !~
그러시다 길거리에 쓰러지시기라도 하시면 어쩌시려고 그러십니까?
술을 이기시지도 못하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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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일년에 한두번뿐이라!~
내 생일이라고 친구들이 술을 권하더라고.. 다 안마시면 벌금 삼천원이라!~"
ㅎㅎㅎㅎ
아버님의 변명아닌 변명..
"그 삼천원 때문에 그렇게 술을 많이 드셨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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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매일 술먹으면서 날 걱정하냐?
넌 우리집의 가장이라 너 하나 몸이 아니란 말이다 너나 술 조심하그래이!~!
넌 이집의 대통령이란 말이다!~"
아이들과 난 웃음이 나왔다
아버님의 말씀이 약간 귀여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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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한겨울이 아니니 다행이지 앞으로 그리 많이 드시면 전화를 하세요
역전으로 모시러 갈테니!~
아부지가 이팔청춘이신줄 아십니까 ~"
~~
"너나 잘해라 구박하지말고.. 니 걱정하는건 알겠는데 난 가끔이라!~"
@@@@@@
아이들이 빙그레 웃었다
아이들아빠도 더이상 말하지 않고
"알겠습니다 어서 들어가 쉬시이소!~"
애들아빠는 아버님과 대화할때는 경상도 사투리가 튀어 나온다
많이 걱정했나보다
일년에 한두번꼴로 아버님은 술을 많이 드신다
이기시지도 못하시는 술을..
아버님 말씀처럼 자주있는 일이 아니니 다행이다 -_-;;;;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