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아버님의 며느리사랑 ^^

코스모스13 2010. 2. 10. 23:54

한낮 1시30분

큰딸아이 문자메세지

" 할아버지 오셨어 ㅋㅋ

 점심도 안드셨대 ㅠㅠ"

 

지난주에 일산 동서네 가셨던 아버님께서 오신다는 연락도 없이

내려오신것이다

원래 전화로 미리 언제 오시겠다고 말씀을 하시는데...

난 아침에 느긋하게 널부러진채로 쓰레기도 안비우고 걍 출근했는데..

(내일이나 모레쯤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퇴근하고 할 생각으로)

 

꼼꼼하시고 깔끔하신 아버님 눈에 얼마나 거슬리는 장면들이 많을까?

한번도 이런일이 없었는데..

늘 함께 사시다가 일주일이나 이주일쯤 동서네로 다니러 가셨다가 내려오시면

긴장되고 꼭 큰 손님 맞는 기분으로 준비를 해야하는게 행사였는데..

 

방학이라 느긋하게 늘어져 있던 큰딸아이가 혼비백산 ㅎㅎㅎ

할아버지 눈에 거슬리는것 얼른얼른 치우고 점심 전이시라는 말씀에

만두쪄드리고 이것저것 신경써드렸다고 했다

 

일이 좀 있었지만 일찍 퇴근준비하고

아버님께 전화를 드렸다

"드시고싶은거 없으세요?"

늘 같은 대답인줄 알지만...

"걍 와 대충먹지뭐"

 

그러나 빈손으로 가면 안된다는거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좋아하시는 불고기 , 카스테라 빵...

 

집에 들어서자 청소기소리 윙윙거리고

(나 퇴근시간 딱 맞추어서  ㅎㅎㅎㅎ)

딸아이가 하려고 해도 막무가내 구석구석 밀고 계시는 아버님!!~~

 

재빠르게 인사드리고 저녁상을 봐서 함께 자리에 앉자마자

십여분은 지적사항 작렬.....

네 잘았어요 . 그렇게 할께요......

다음은 아버님근황과 동서네의 안부를 물어드려야 하는것은 기본~~~

 

휴;;;;;;;;;;;;;;;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아버님께서 내일 병원에 가셔서 약 타실 것을 말씀하신다

늘 되풀이되는 약타는날의 순서를 난 너무도 많이 들어서 달달달 다 외우고 있지만

새로운 말을 들은양 귀담아 들어드리는 센스를 잃지 않았다

버스카드 이용법을 그렇게 매번 알려드려도 내릴때 꼭 찍으셔야(환승) 갈아타도 버스비가 이중으로 안들어가는데

그게 잘 안되신다는 말씀도 잊지않으시고 재확인시켜주시고서야 오늘의 일정이 끝났다

 

차라리 동서네로 휴가를 안가시는 편이 더 낳은지도 모른다

 

일주일동안 좀 홀가분하긴 했지만 다녀오신 뒤 후유증(?)은 좀 심하다

혼자서 오래 살아오신분이라 안쓰럽고 외롭고 그러시니 내가 이해해드려야지 하면서도 자꾸만 피곤함이 몰려온다

그러지말아야지 하면서도 또 또 ...

나처럼 나쁜 며느리가

무엇이 좋다고 그렇게 성급하게 내려오셨을까???

 

잘 해드리지도 못하는데....

 

정말 반성좀 해야지

이제는 아버님의 반복적인 말씀이 지루하고 좀 귀찮아도 귀담아 들어드리고 진실로 위로해드려야지.

정말 좋은 며느리가 되어드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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