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아버님과 데이트~

코스모스13 2011. 11. 25. 08:38

 

 

 

어제~~

집안일이 많이 밀려서 3시20분쯤 사무실에서 나왔다

특별한 약속도 없어서 밀린 빨래며 밑반찬도 할겸..

아버님께 전화를 걸었다

드시고 싶으신거 없냐고 물어보려고...

그러나 두번씩이나 전화를 바로 끈으신다

 

학교 하교지도 하시는것 교육받으러 가신다고 하셨는데 교육중이신가보다

그리고 이십여분후 곧바로 아버님의 전화가 온다

"전화 했었냐?"

난 자초지종을 말하니 이십분정도 기다리면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아버님과 시장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무작정 기다리는 무료함보다 추워서...

왜 한낮인데도 그렇게나 추운지..

버스정거장 바로 옆에 있는 농협으로 들어가 통장정리도 하고

친구들과 전화도 하고...

삼십여분을 기다리니 아버님께서 오셨다.

 

시간은 네시오분

집으로 가는 버스 올시간이시라며 바로 가자고 하신다

난 시장을 보고 가려고 했었는데~~~

그래서 아버님손을 잡아끌었다

아들이 올텐데 시장좀 보자고..

아무리 드시고싶으신게 무어냐고 여쭈어봐도 없으시다고 하셔서...

 

결국 야채가게로 가서 청량고추랑 풋고추 당근 손두부 콩나물...버섯..

야채만 몽땅 사고...아버님께 쥐어주며 버스정거장으로 가서 앉아 계시라고 하고

난 정육점을 찾아 뛰었다

버스가 지나가기 전에 사야하니까..

 

그러나 닭을 파는 가게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회사다닐때는 바로옆에 큰 마트가 있어서 장보는 걱정은 안하고 살았는데

시내로 출퇴근을 하니 재래시장옆에 버스정거장이 있으니 그곳을 이용하게 되서 아직도

어디어디에 무슨 가게가 있는지 파악이 잘 안되어 두리번거리기 일쑤다

눈에 들어온 싱싱한 닭한마리를 샀다

아버님 백숙이라도 해드리려고..

 

그리고 버스정거장으로 뛰었다

이미 버스는 지나갔고

4시30분이나 되어야 온다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는 오지않는다

기다리는 시간은 왜 그리도 더디가는지..

 

4시35분이 되어서야 우리집앞으로 지나가지않고 조금 멀리 떨어진곳으로 돌아가는 버스가 왔다

사람들은 구름처럼 많이 모여있었고..

아버님께 죄송하였다

 

어찌어찌하여 사람들틈에서 앉아 계시는 아버님..ㅎㅎ

내 짐을 기꺼이 들어서 무릎에 올려놓으시고 잠시 주무신다

피곤하셨나보다

날도춥고..

주무시는 모습 참 오랫만에 뵌다

많이 늙으셨다는 생각이 든다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가는길..

질러서 가는 샛길이 있으시다며 따라오라신다

난 늘 가던 넓은길만 알고 있는데 아버님은 참 재주도 좋으시다

꾸불꾸불 나도 모르는 길로 들어가신다

우리집앞에 동이 많은 아파트 골목길로 요리조리..ㅎㅎ

재밌는 꾸불꾸불한 길로 쭈욱 가시면서도 날보고

왜 마스크는 안했냐면서 내 걱정을 하신다

 

아버님과의 데이트(?)는 이렇게 끝났지만

서로가 좀더 다정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 내가 새로 시작한일때문에 거의 매일 늦게 들어가서 죄송스러워서

만회하려고 했었는데 .....

 

부대찌개 보글보글 끓여서

일찍 퇴근한 옆지기와 아버님과 셋이서

따뜻한 저녁을 맛나게 먹었다

모처럼 마음이 뿌듯한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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