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18년전...
전날 저녁에 시할머님과 통화를 했다
추석에 가지고 갈 참기름과 참깨 호박 고추 등 준비해놓으셨다고...
시고모님들과 형님네까지 모조리 통화를 하셨었다
(자식들 목소리를 돌아가시기 전에 다 들어보시기라도 하신듯....)
그런데....
다음날은 일욜이었는데 아버님의 다급하신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어서 다들 시골집으로 내려오라시는...할버님이 많이 아프신데 위독하시단다"
청천벽럭같은 아버님 전화소리에 년년생(그때 3살 2살) 딸아이를 친정집에 황급히 맡기고 내려갔다
아들은 배속에 임신 4개월이었었고~~
놀라서 아기가 잘못될까봐 ~
아버님께서 그냥 위독하시다고만 하신걸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거기엔 벌써 시골 동네어르신들이 북적대고 시고모님들도 모두 와 계시고
집안 어르신네들 호통치시며 장례치를 준비를....
난 뭐가 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그냥 시고모님들
동네 어르신들 집안 어르신들 하시는대로 왔다갔다
시키는대로 시중들며 4박5일동안 그곳에서 시할머님 장례를 치루었다 .
정갈하게 비녀꽂으시고
고운 한복만 즐겨 입으셨던 할머님을 떠올리게 하는
곱디고운 꽃상여에 할머님을 태우고
동네 젊은 상여꾼들이 울러메고 ..
이번 벌초해드린 그 산에 묻고........
마지막 가시는길에 인사하라고 하는데도 하나도 안무서웠었는데....
그 정다우시던 할머님이 사시던 집이
그 다음날부터는 문밖에조차 못 나갈 정도로 무서움이 엄습해오는거였다
사람들은 정떼려고 그런다며 자연스러운것이니 받아들이라고 하였다
나중에 아버님께서 자초지종을 말씀해 주셨다~
벌초하러 작은아버님이랑 가시는데 ~
할머님께서 아버님이랑 작은아버님 목마르실가봐
막걸리랑 안주류를 준비하셔서 뒤에서 따라오시더란다
오시지말라고 금방하고 내려가신다고 해도
기어코 따라오시더니 갑자기 뒤에서
아이쿠 하시며 넘어지셨단다 ㅠㅠㅠ
(젊은 사람같으면 털고 달려갔으련만 당시 정정하셔도 72세이셨던 할머님은 속수무책이셨나보다)
아버님이랑 작은아버님이랑 뒤돌아서 가보니
할머님 머리에 말벌들이 이미 새카맣게 붙어 있어서 이미 손 쓸수가 없으셨단다.
업고 병원으로 달리던중 이미 할머님은 숨이 끊어지시고.....ㅠㅠㅠ
지금부터 18년 전이니 마차타고 가셨으니 빨리도 모시지 못하셨을터~~
지병도 없으셨고 잔병도 없으셨고 종가집 종부로 시집오셔서 대소사 다 처리하시고
특히나
내게는 시어머님이나 다름없는 그런 분이셨는데....
(결혼할때부터 시어머님은 이미 5년전에 돌아가시고 안계셨다)
난 너무 기가막혀서 오랫동안 슬픔에 잠겨있었다~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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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이맘때이니 벌초때마다 그 기억에 마음 한 언저리가 짠 하니 슬픔이 밀려온다
T.V 뉴스에서나 보던 일이 내게 일어날줄은 정말 몰랐었는데...
세월이 약이라 했던가!!~
이제는 세월이 많이 흘러서 좀 무디어지긴 하였으나 지금도 이맘때만 되면 생각나는
시할머님 !!~
"하늘나라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사시고 저희들 사는거 잘 지켜봐 주세요"
열심히 예쁘게 잘 살께요^^*
할머니 사랑해요 ^^**
많이 많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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