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울집 냉장고가 결국....돌아가셨다

코스모스13 2011. 11. 1. 22:35

 

냉장고 계약하고 나오는 길에

건너편 상가..

 

 

미용실에서 돌아와 늦은 점심으로 라면을 끓여서 맛있게 먹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냉장고 A/S 입니다~~~~

한시간정도 빨리 오셨다

9년차 되는 양문형 냉장고...

아버님께서 그당시 최신형으로 사주신 냉장고였는데 2번정도 A/S 를 하고 또 이렇게......

 

A/S  아저씨는 냉장고를 고치시려고 애쓰셨다

회생이 안되니까 청소기를 좀 달라신다

팬의 열을 식혀서 회생시켜본다고..

아무리 이리저리 뜯어보고 살펴보고 청소기의 바람으로 식혀도 보았지만 꿈쩍도 않는 냉장고

이틀전에 조용해진 냉장고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엊저녁 퇴근하고 와서 둘째딸아이 만두 쪄먹는다기에

열어보니 만두가 모두 녹아서 딱 찌기 좋게 되어 있었다

 

결국....

그 분의 하시는 말

"냉장고가 돌아가셨습니다!~"

헐;;;;;;;;;;

 

젊은분이어서 그런가 !~

그 당시 난 엄청시리 웃었다.

사실 웃을 일도 아니고 속상해야 할 일이건만....

그분의 재치(?)있는 말에 갑자기 웃음보가 터진것이다

처음보는 사람 앞에서 얼마나 웃었는지.....

 

그분은 직원가로 사게 해준다며 팜플렛을 가지고 오셨다

난 상술인가 의심도 했지만 워낙 오래된 냉장고라서 ....

그리고 그분은 다른 유명 전자상가에 가서 비교도 해보고 사라면서 시내 나가면 태워준다고 하셨다

고마운 써비스 아저씨 덕분에 유명 전자상가에 가서 최신형(?)으로 질렀다

좀 쎄긴 하지만..넘 좋은 냉장고

그 냉장고에 음식을 넣으면 신선하고 맛있을거 같은 예감^^*

 

그리고 청소기도 바람도 잘 안 나오는데

아버님께서 테이프로 칭칭 감아서 쓰시고 계셨던 생각이 나서 그것도

먼지 교환필터가 필요 없고 물로 헹구어내기만 하면 되는 최신형으로다가..

그리고 또 압력밥솥이 고장나서 요즘 매일 전기밥솥에 밥을 하니까 찰지지 않아 밥맛이 없어 그것도 최신걸로..

 

이렇게 전자제품들이 단체로 데모를 하는바람에 한꺼번에 몽땅 질렀다

내가 간이 부었나?!!~~

그러나 어째...

당장 다 필요한것들인걸...

두달만 참으면 두딸아이 대학 졸업하고

아들도 군에 간다고 하니 걍!!~~

 

사실 세탁기도 삐그덕 삐그덕 ...

그리고 먼지도 잘 안 떨어지고 두번이나 섰었는데...

그러나 그것까지는 안되..

세탁기는 나중에 내년에 사야지..

그때까지 세탁기야 잘 참아주렴~~~

사람이나 기계나 다 세월이 가면 이렇게 고장이 나니..

에휴;;;;;;;;;;;

 

그런데 냉장고가 내일 모레나 배달이 된다고 ...

결국 집으로 돌아와 기존의 냉장고에 들어있던 음식물들을 김치냉장고에 몽땅 옮겼다

그리고 후들후들...다 녹아버린 오징어들은 삶아서 초고추장 찍어먹고

고등어 자반은 냄새가 좀 ..거시기해서 걍 쓰레기통에 버렸다.

아깝지만 할 수 없잔아..

 

냉동실에 있던 잡동사니들도 왜 그리도 많은지..

다 꺼내어 버릴건 버리고 정리하여 김치냉장고에 차곡차곡 넣어두었다

그래도 한여름이 아닌게 천만 다행이라 생각되어 고맙다

9년동안이나 우리가족과 함께 하였던 냉장고.

일년만 더 참아주면 좋으련만~~~

그래도 이제까지 잘 참아주었구나

냉장고야 잘가거라!!~~